육아

직접수유가 좋은 이유

산향김포 2013. 3. 6. 00:36

모유, 직접 먹이는 것이 좋은 7가지 이유

직접 수유 어려울 때만 유축기로 짜서 먹어야

 

"직접수유보다 유축기로 모아서 먹이는 것이 좋다던데요?"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모유수유하는 엄마들 사이에 유축기로 짜서 먹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아마도 유축해서 먹이면 아기가 먹는 양을 정확하게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아니면 '직접수유가 불가능할 때 유축해서라도 먹이는 것이 좋다'라는 말이 앞뒤가 잘리고 '유축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라고 와전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접수유가 좋습니다.

유축은 직접수유가 어려울 때 하는 것입니다.

직접수유가 가능하다면 당연히 직접수유를 해야지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접수유를 하면 아기와 엄마가 직접 피부 접촉을 하게 됩니다.

아기는 엄마의 체온과 심장소리와 냄새를 느끼고 행복해합니다. 엄마 역시 아기와 밀착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지요. 이러한 피부 접촉의 장점 때문에 입양한 가정에서 젖이 나오지 않는데도 아기에게 젖을 빨게 하기도 합니다. 가느다란 튜브를 유두 옆에 붙이고 아기가 빨 때마다 분유가 흘러나오게 해 입양한 아기에게 엄마 젖을 빠는 느낌을 주는 것이지요. (이런 방식의 수유를 계속하면 아기가 빠는 자극으로 젖 분비가 유도돼 입양한 아기에게도 직접 수유가 가능해지기도 한답니다.)

둘째, 직접 젖을 물려야 아기의 빠는 자극으로 젖이 원활하게 분비됩니다.

유축기를 사용할 때보다 젖을 밀어내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많이 나오는 것이죠. 또 아기가 직접 젖을 빨아야 젖이 잘 비워져서 젖몸살이나 유선염 위험도 줄어듭니다.

셋째, 아기는 빠는 동작을 하면서 혀와 입술과 입 주위 근육을 단련하게 됩니다.

젖병은 단순한 동작만으로 젖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근육을 정교하고 힘차게 쓰는 연습이 잘 되지 않습니다. 또한 직접수유를 할 때에는 왼쪽 가슴, 오른쪽 가슴으로 옮겨 다니고 누워서 먹었다가 안겨서 먹었다가 엄마 옆구리에 낀 자세(풋볼 자세)로 먹었다 하면서 위치와 방향에 대한 협응 능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지게 됩니다.

넷째, 앞젖(전유)과 뒷젖(후유)은 아기에게 순차적으로 먹일 때 더 좋습니다.

수유 초반에 나오는 앞젖은 묽고 유당이 많아 아기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면서 당분을 빠르게 공급해줍니다. 수유 후반으로 갈수록 나오는 뒷젖은 진하고 지방이 많아 아기가 느긋하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유축해서 앞젖과 뒷젖이 한 번에 섞어 먹인다고 해서 전체 영양이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만, 아기가 미묘한 맛의 차이를 즐기려면 아무래도 직접수유가 더 좋겠지요.

다섯째, 직접수유를 하면 영양 손실이 전혀 없습니다.

유축해서 보관했다가 먹이는 경우, 아무래도 영양이 약간은 손실됩니다.

용기 벽에 지방이 붙게 되고, 오래 보관하면 비타민 일부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해동시킨 비누 냄새가 나면 아기가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세균이 번식할 우려도 있습니다. 또 유리나 폴리프로필렌 용기는 괜찮지만, 폴리카보네이트 용기는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나오는 위험이 있습니다. 직접수유는 용기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죠.

유축했다가 먹이면 온도도 다시 맞춰야 하고, 유축기와 젖병도 깨끗하게 설거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요. 직접수유할 때는 그냥 평소처럼 샤워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여섯째, 직접수유를 하면 엄마와 아기가 현재 공유하는 환경에 있는 바이러스, 세균에 대한 항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몸은 피부접촉을 통해 아기가 노출된 균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즉각 모유 속으로 분비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기는 맞춤형 항체를 매일 제공받는 셈이지요. 유축해서 보관했다가 먹이면 한 발 늦은 항체를 받게 될 수 있겠네요.

일곱째, 직접수유를 하면 아기가 필요한 젖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성장이 빠른 시기에는 더 많이 먹고, 식욕이 떨어지는 날이나 주변에 흥미가 많은 날에는 더 적게 먹을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날마다 식욕이 달라지듯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젖병으로 먹이게 되면 정해진 양을 억지로라도 다 먹이게 될 수 있습니다. 생애 초기부터 과식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는 것이지요. 분유수유아에서 비만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부분적으로 여기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직접수유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유축한 모유가 꼭 필요할 때도 많습니다.

직장에 있는 동안, 유두열상으로 직접 젖을 물리는 것이 고통스러울 때, 아기가 입원한 경우 등이 그렇습니다. 엄마가 결핵이나 홍역에 걸렸을 경우에는 엄마와 아기는 격리해야 하지만 모유는 유축해서 줄 수 있습니다. 또 아기가 먹는 양이 궁금할 때 시험 삼아 유축해서 주어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직접수유가 가능한 상황인데 일부러 유축해서 주지는 마세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