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이 자식이 죽었나 살았나!

산향김포 2013. 3. 21. 19:27

이 자식이 죽었나 살았나!



어느 집의 아버지가 죽을 병에 걸려서, 임종을 지키려는
아들들 뿐 아니라 문중의 일가 친척들이 다 모였겠다.



백약이 무효인지라 어려운 살림에 값비싼 약을 더 지어올
처지는 못되지만 그래도 자식된 도리가 어디 그런가!
마지막으로 청심환이라는 환약이라도 한 알 대접해 보고 싶은
욕심에 큰 아들이 둘째 아들을 약국에 보냈겠다.



약국인들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니니 족히 5리나 10리는 되는
먼 길을 다녀 와야 할 형편이었겠다.



큰 아들은 아버지 병상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버지의 얼굴을
지켜 보면서, 약을 사 들고 돌아올 동생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겠다. 이젠가 저젠가?



운명의 시각이 다가온 아버지의 얼굴에서 잠시도 눈을 땔 수 없는
형은 빨리 돌아오지 않는 동생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아버지의 얼굴을 뚫어질 듯 들여다 보면서 이렇게 혼자 소리로
뇌까렸겠다. "이 자식이 죽었나 살았나?"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그 방에 둘러 앉았던 일가 친척들은,
큰 아들이 약 사러 가서 더디 오는 자기 동생을 원망하는
말인줄 모르고, 이 집의 장자가 정신이 나간 줄로만 알고
기절초풍했으렸다.



아무리 불효막심하기로니 죽어가는 애비를 들여다보며
"이 자식이 죽었나 살았나" 할 수 있는가!



사건의 전말을 알지 못하고 내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사람 되지 않기를 ...... 柳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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