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면 듣기 교육부터

산향김포 2013. 3. 13. 18:07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면

 듣기 교육이 먼저다

 

말 잘하는 아이,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아이, 배려하는 아이, 리더십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듣기 능력'에 집중하자. 유아기부터 익힌 듣기 습관이 똑똑한 아이가 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어버버버버" "우우우우우" 열심히 옹알이하던 아이가 어느 날 "엄마, 맘마, 아빠"라는 단어를 말하기 시작한다.

 

"맘마 줄까?" 하면 어떻게 의미를 이해했는지 식탁 쪽으로 부리나케 기어오고, "어, 빠방 지나간다" 하면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이 모든 일은 서서히,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부모들은 대부분 잘 성장하고 있는 아이를 기특하게 여길 뿐, 아이가 어떻게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자, 생각해보자. 엄마는 갓 태어난 아이를 무릎팍에 앉혀놓고 언어를 가르치거나 사물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간혹 낱말 카드를 보여주며 "자, 따라 해봐. 사, 과."라고 해보기도 하고,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하지만 그 정도 언어교육으로 아이가 말을 터득했다면 그 또한 놀라운 일이다. 도대체 아이는 어떻게 말과 사물의 이름, 의미 등을 배워가는 걸까?

아이는 소리를 듣고 언어를 익힌다
청각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발달한다.

임신 후기 태아는 이미 엄마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고, 태어나는 순간 아이의 청각은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며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누워서 천장에 달린 모빌만 멀뚱멀뚱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는 엄마와 주변 사람들의 말, 사물의 소리 등을 머릿속에 열심히 주워담아 언어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갓난아이가 언어와 소리를 구분할까 싶지만 인간은 실제로 이런 능력을 타고난다.
뇌의 관자엽은 소리를 듣고 소리의 크기나 높낮이를 구분하며, 언어를 이해하고 문법적으로 정확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역이다. 생후 3~4개월 아이의 관자엽에서는 시냅스 증가와 수초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는 생후 12개월까지 지속된다. 즉, 실제로 아이가 소리를 주워담아 언어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뇌 발달이 이뤄지고 있는 것. 이렇듯 생후 1년까지의 청각 발달이 언어 발달의 기반이 되므로 이 시기에는 아이의 청각 자극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이후 성인과 비슷한 수준의 청력이 갖춰지는 시기는 만 5세 무렵으로 그때까지 부모가 아이의 연령에 맞춰 듣기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듣기 습관을 길러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
미국의 유치원에서는 수업 중에 듣기 연습을 시킨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교사는 일부러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 "선생님이 조금 전에 뭐라고 말했지?" 하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귀 기울여 듣지 않았기 때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이때 교사는 다시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다시 한 번 잘 들어보세요"라고 주의를 준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면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귀를 기울여 선생님이 하는 말을 정확히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런 훈련을 하는 이유는 집중력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기, 사물과 상황 이해하기, 공감하기 등 아이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다양한 능력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청각과 시각은 노력하면 선택 집중이 가능한 감각기관이므로 유아기부터 적절한 듣기 습관을 길러주면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듣기 능력이 좋은 아이가 이해력과 기억력도 좋다
유아기부터 적절한 교육으로 듣기 능력을 키워주면 이해력과 기억력도 좋아진다. 듣기 능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듣는 습관이 몸에 잘 배어 있어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사물을 볼 때 정확하게 보고 기억하며, 남의 말을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받아들인다.
특히 이해력은 학습능력뿐 아니라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 리더십 있는 아이로 자라는 데 밑바탕이 되는 요소다. 간혹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서도 멍하니 앉아 있거나 귀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듣기 능력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 집중력, 이해력이 높은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고, 타인의 신뢰를 받는다.

연령별로 듣기 능력을 키워주는 노하우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듣기 교육에 대해 살펴보자. 듣기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활법과 놀이법.

생후 0~12개월
"모유를 주듯 말을 건네라"
청각 발달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로 엄마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고, 다양한 사물의 소리를 접하게 해주면 좋다. 이 시기 아이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를 반복해서 듣고 말을 배워간다.

1 소리를 잘 듣는지 파악한다
현관문이 '쾅' 닫히면 잠자다가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 등 아이는 생후 며칠 지나지 않아 큰소리에 반응한다. 하지만 큰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면 청각장애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아이의 귀가 정상적으로 들리는지 확인하려면 딸랑이를 아이의 귀에서 20~25cm 떨어진 곳에서 흔든다. 한쪽에서 흔들면 한쪽 얼굴이나 눈꺼풀이 움찔거린다. 탬버린이나 북처럼 비교적 큰소리가 나는 것으로 아이가 안 보이는 곳에서 두들겼을 때 몸을 움찔거리지 않거나 눈을 번쩍 뜨지 않는다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2 여러 방향에서 소리를 들려준다
아이가 생후 3개월이면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알게 하는 자극이 필요하다. 누워 있는 아이의 귀에 대고 딸랑이를 흔든다. 아이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반대편 귀에 대고 흔든다. 딸랑이 소리에 익숙해지면 여러 방향에서 딸랑이를 흔들어 소리의 방향을 인식하게 한다.

3 엄마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준다
아이는 특히 엄마의 목소리에 더 기분 좋게 반응한다. 태아 때 자궁에서 들었던 소리와 주파수, 리듬이 같기 때문이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 로션을 발라줄 때, 옹알이할 때 아이에게 말을 건네자. "우리 아가 쉬를 많이도 쌌네. 시~원하겠다" "뭐라고? 아, 엄마 잘 잤냐고?" 식으로 계속 말을 걸어주면 된다. 엄마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듣기 능력과 언어를 발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4 천천히, 반복해서 분명한 억양으로 말한다
자연스럽게 자주 말을 들려주면 되는데, 이때 같은 말을 천천히 반복해서 말하면 아이는 자주 듣는 단어를 익히고, 정확한 발음을 터득해간다. 또한 아이는 주파수가 높은 여자 목소리를 더 좋아하고 다른 소리보다 확실하게 파악한다. 강약이 없는 단조로운 말투보다 강약과 리듬이 있는 말투가 아이의 흥미를 끈다.

5 의성어·의태어가 많은 그림책을 읽어준다
똑딱똑딱, 멍멍, 깡충깡충, 빙글빙글 등 의성어와 의태어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그림책에 나오는 사물이나 동물의 실제 소리를 들려주면 더 도움이 된다.

생후 12~24개월
"듣기 집중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시기다"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고 사물의 쓰임, 음식의 맛을 스스로 이해하는 시기다. 아이가 단어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하므로 의미와 단어를 연결할 수 있도록 사물의 정확한 명칭을 얘기해준다. "안 돼" "쉿!"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듣고 집중력을 키우는 데 적당한 시기다.

1 수다쟁이 엄마가 돼라
입이 무거운 엄마보다 잔소리가 많은 엄마가 낫다.

돌 전에는 일방적으로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줬다면 이제부터는 아이에게 시시콜콜한 일상을 이야기하며, 대화하듯 들려준다.

생후 24개월 전후 아이가 이해하고 사용하는 어휘는 부모가 아이에게 얼마나 자주 말을 걸어주는지와 관계가 깊다. 생후 20개월 아이의 경우 잔소리가 많은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입이 무거운 엄마의 아이보다 평균 1백31개 이상의 어휘를 더 많이 쓰고, 2세가 되면 그 격차는 2백95개로 늘어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2 신체 부위의 명칭을 가르친다
아이가 친근하게 느끼는 신체 부위의 명칭을 가르치면 듣기 집중력과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거울을 보면서 "우리 서은이는 눈이 참 예쁘네"라고 말하면서 눈을 가리키고, 손뼉치기를 하면서 "손으로 짝짝짝 박수 치자" 하면서 아이 손을 잡고 박수를 쳐본다. 명칭을 말하면서 신체 부위를 가리키면 아이는 엄마의 말과 행동을 연관 짓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3 아이의 이름, 사물의 명칭을 말한다
손짓으로 아이를 부르지 않고 꼭 이름을 불러주고, 사물을 건넬 때도 명칭을 말하면서 준다. 예를 들면, "주스 달라고? 사과 주스 먹을까?" "서은아 우리 빠방 자동차 타고 할머니네 갈까?" 식으로 말하는 것.

4 문장을 만들어 이야기해준다 "
엄마 양말"처럼 아이가 두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기 시작할 때는 엄마가 다시 "그래, 그건 엄마 양말이야" 식으로 정확한 문장으로 만들어 다시 한 번 말해주는 것이 좋다. 또 이때는 심부름을 자주 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훈아, 동생 기저귀 좀 갖다주세요", "지훈아, 화분에 물 줄까요?" 등의 심부름은 문장을 이해하기 위한 집중력, 이해력 등을 키우는 데 좋다. 심부름을 하고 난 후에는 아이를 꼭 안고 칭찬해주는 것을 잊지 말자.

생후 24~36개월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이 최고의 듣기 교육"

호기심, 독립심, 사회성 발달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다. 이 시기 아이의 성향을 잘 활용하면 재미있게 듣기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아이의 질문에 성심껏 답해주고, 반대로 부모가 다양한 질문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 자신의 요구를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생후 24개월이 지나면 하루에 8개씩 단어를 배우는데, 이 속도는 초등학교 시기 내내 유지된다. 아이가 적어도 자기의 요구는 구체적 언어로 표현하도록 하고, 어떤 말이든 두 단어 이상의 문장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남의 말을 제대로 듣는 방법, 남에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운다.

2 아이의 질문에 귀찮아하지 않고 답해준다
이 시기에는 언어가 급격히 발달하고, 호기심도 자란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투성이인 아이의 질문에 절대 귀찮다는 반응을 보이지 말고 대답해줘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에 답해주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올바른 듣기 습관을 가지게 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트 저커버그의 부모는 아이의 질문에 구구절절 대답해줬다고 한다. 질문을 끝까지 듣고 상세하게 대답해주는 것은 두뇌발달에도 좋고, 사고력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교육법이다.

3 반복해서 듣게 한다
듣기도 학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며, 잘하려면 많이 반복해야 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목욕하기 전, 저녁을 먹은 후 등 아이가 특별히 그림책을 읽어주면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다면 그때 한다. 잠자리 동화책도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도 좋고, 엄마가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