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일
산향
지금 우리는
그대를 생각하며
그대가 탄생의 신비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딛던 그 날을 그려봅니다
가장 풍성한 계절
저마다 자기들의
열매를 자랑하는 풍성한 때
분명
작은 초승달
초가집 지붕 위
박넝쿨 옆에 널려있는 고추를 비취고
마당에 엎드린 배부른 멍멍이 깨우던 소란스러움
방안에 가득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되어
마당과 돌담과 개울을 건너
동산 위까지 퍼져가고 있었을 그때를
또한
기진하신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힘겨운 그 고통 끝에서도
당신을 가슴 가득 품어 주시고
아버지께서도 어머니와 당신을 위해
장마당에서 가장 좋은 미역을
한 손 가득 들고 오셨을 그 때를 . .
그날,
높은 하늘가에서는
작은 별들이 그대의 탄생을 알리듯
서로가 서로에게 뒤질세라 앞 다투며 빛을 발하고
초승달은 고요한 산촌 마을의 소란을
구경하고 있었을 그 때를....
주님은 그 날
자신의 마음 그릇을 준비하심이고
성령님은 그 날
자신의 전을 바라 보셨고
아버진 그 날
자신의 의를 덧입을 자녀를 품으심이니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그 시절을 들추는 까닭은
그대를 만난 우리가
은혜로 더 풍성케 됨을 인하여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가
얼마만큼이나 그대를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 하겠습니다.
2016년 가을 고윤재목사의 생일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