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생 일

산향김포 2016. 10. 2. 08:23

 

                                산향                        

지금 우리는

그대를 생각하며

그대가 탄생의 신비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딛던 그 날을 그려봅니다

 

가장 풍성한 계절

저마다 자기들의

열매를 자랑하는 풍성한 때

 

분명

작은 초승달

초가집 지붕 위

박넝쿨 옆에 널려있는 고추를 비취고

마당에 엎드린 배부른 멍멍이 깨우던 소란스러움

방안에 가득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되어

마당과 돌담과 개울을 건너

동산 위까지 퍼져가고 있었을 그때를

 

또한

기진하신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힘겨운 그 고통 끝에서도

당신을 가슴 가득 품어 주시고

아버지께서도 어머니와 당신을 위해

장마당에서 가장 좋은 미역을

한 손 가득 들고 오셨을 그 때를 . .

 

그날,

높은 하늘가에서는

작은 별들이 그대의 탄생을 알리듯

서로가 서로에게 뒤질세라 앞 다투며 빛을 발하고

초승달은 고요한 산촌 마을의 소란을

구경하고 있었을 그 때를....

 

주님은 그 날

자신의 마음 그릇을 준비하심이고

성령님은 그 날

자신의 전을 바라 보셨고

아버진 그 날

자신의 의를 덧입을 자녀를 품으심이니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그 시절을 들추는 까닭은

그대를 만난 우리가

은혜로 더 풍성케 됨을 인하여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가

얼마만큼이나 그대를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 하겠습니다.

   

 2016년 가을 고윤재목사의 생일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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