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지킴이
산향 2013년 1월 11일
지나는 길에 찾은 고향
만나는 사람들이 낮이 설어 스치듯 지났지만
여전히 반가운 몸태
풍상 세월을 비켜선 듯 의연한 모습
조부가 거기에 소고삐를 묶었고
선부가 그 그늘에서 풀부질을 돕던
대장간 옆 한그루 밤나무
정겨운 이들 다 가고
대장간도 흔적이 없는데
혼자서 고향을 지키는 밤나무
지금은 풋밤을 얻으려 누가 돌팔매를 하는지
지금은 알밤을 얻으려 누가 찾아 가는지
알 수 없지만
변하는 문화 속에 떠남이 일상인데
그 누군가의 추억을 만들어주며
그 누군가의 고향 이야기를 만들어주며
그렇게 고향을 지키는 지킴이
그렇게 자리를 지키는 고향 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