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일
산 향
세상 모든 것들은
저마다 자기들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하나 둘 꿈틀대는 이른 봄날
지금 우리는
그대를 생각하며
그대가 탄생의 신비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딛던 그 날을 그려봅니다
분명
사방의 서늘한 바람은
초가집 지붕 위
맑은 빛의 고드름을 녹이고
그러한 봄의 고동은
방안에 가득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되어
마당과 돌담과 개울을 건너
동산 위까지 퍼져가고 있었을 그때를
또한
녹초가 되신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힘겨운 그 고통 끝에서도
당신을 가슴 가득 품어 주시고
아버지께서도 수 십리 장 길을 나가셔서
어머니와 당신을 위해
한 손 가득
미역 뭉치를 들고 오셨을 그때를 . .
그날,
높은 하늘가에서는
작은 별들이 그대의 탄생을 알리듯
서로가 서로에게 뒤질세라 앞다투며 빛을 발하고
밝은 달은
고요한 산촌 마을을
환히 비추이고 있었을 그때를....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그 시절을 들추는 까닭은
그대를 만난 우리가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가
얼마만큼이나 그대를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 하겠습니다
2001년 2월의 마지막에 ---생일을 축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