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생일

산향김포 2006. 12. 24. 19:53
 

     

       생  일

                                 산 향 

세상 모든 것들은

저마다 자기들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하나 둘 꿈틀대는 이른 봄날


지금 우리는

그대를 생각하며

그대가 탄생의 신비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딛던 그 날을 그려봅니다


분명

사방의 서늘한 바람은

초가집 지붕 위

맑은 빛의 고드름을 녹이고

그러한 봄의 고동은

방안에 가득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되어

마당과 돌담과 개울을 건너

동산 위까지 퍼져가고 있었을 그때를


또한

녹초가 되신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힘겨운 그 고통 끝에서도

당신을 가슴 가득 품어 주시고

아버지께서도 수 십리 장 길을 나가셔서

어머니와 당신을 위해

한 손 가득

미역 뭉치를 들고 오셨을 그때를 . .


그날,

높은 하늘가에서는

작은 별들이 그대의 탄생을 알리듯

서로가 서로에게 뒤질세라 앞다투며 빛을 발하고

밝은 달은

고요한 산촌 마을을

환히 비추이고 있었을 그때를....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그 시절을 들추는 까닭은

그대를 만난 우리가

너무나도 행복한 우리가

얼마만큼이나 그대를 믿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 하겠습니다


                    

                   

                    2001년 2월의 마지막에 ---생일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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